도모지(塗貌紙)를 아십니까?
황현 (黃玹,1855~1910) 의 <매천야록(梅泉野錄)>에 보면,
흥선대원군이 천주교도들을 처형할 때, 마을 장정들로 하여금 "마을 마당 한복판에 통나무 기둥을 세우고 범인을 묶어 꼼짝을 못하게끔 한다. 그리고서 물에 적신 창호지를 범인의 얼굴에 붙인다. 한겹 두겹 붙여나가면 숨을 쉬기가 차츰 차츰 어려워진다. 그렇게 해서 서서히 죽어가게 했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이때 얼굴에 붙이는 종이를 '도모지(塗貌紙)'라 했습니다.
천주교도들은 아무리 도모지를 얼굴에 붙여도 한 사람도 배교(背敎)를 한다거나, 다른 천주교인들이 어디에 있는지 입도 열지 않았다 합니다.
'아무리 해보아도 안된다'라는 뜻의' 도무지'라는 말이 여기에서 유래한 것이라 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인데 참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단어가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는 실제 삶에서 조금만 힘들어도 도무지 안 된다! 는 말을 쉽게 사용합니다. 도무지 라는 말이 순교를 각오한 결의에서 나온 말인 것을 알고 나면 그 말을 함부로 사용할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목숨을 걸고 해도 안되는 일’이라면 도무지가 맞지만, 그 외에 조금 힘든 일을 가지고 도무지라고 해서는 안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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